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글.

[스크랩] 너는 거기에.


너는 거기에 ...글/전중현  
성급히 도착한 그곳 바다에는
아무렇지 않은듯 
파도가 반겼고 
아무런 기억조차 없는듯 
규칙적으로 밀고 오고
때로는 거칠게 반복했다.
벗어둔 신발 하얀 발 등 위로
보석같은 모래가 감싸고
먼 바다에는 작은배 
바람소리 
파도소리  내 마음엔 그대의 심장소리가들렸다.
방파제 위로 뻗은 길
그 끝 빨간 등대
한낮 빛나는 햇살
철길 위로 오후기차 길게 흐르듯
사라진다.
바다는 예전 바다가 아니고
오늘 처음 본듯한 낯선 바다
귀에 익은 파도소리 
가만히 귀 기울이면 다른소리
너는 여기에 
나는 길을 잃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