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글.

조지훈 - 사모








              조지훈 - 사모 사랑을 다해 사랑하였노라고 정작 할 말이 남아 있음을 알았을 때 당신은 이미 남의 사람이 되어 있었다. 불러야 할 뜨거운 노래를 가슴으로 죽이며 당신은 멀리로 잃어지고 있었다. 하마 곱스런 웃음이 사라지기 전 두고 두고 아름다운 여인으로 잊어 달라지만 남자에게서 여자란 기쁨 아니면 슬픔 다섯 손가락 끝을 잘라 핏물 오선을 그려 혼자라도 외롭지 않은 밤에 울어 보리라. 울어도 멍든 눈흘김으로 미워도 미워지도록 사랑하리라. 한 잔은 떠나버린 너를 위하여 한 잔은 너와의 영원한 사랑을 위하여. 또 한 잔은 이미 초라해진 나를 위하여 그리고 마지막 한 잔은 미리 알고 정하신 하나님을 위하여... 꽃이름 :물옥잠.

              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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